안녕하세요. 이름 모를 당신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날입니다.
아직도 햇빛이 벽을 타고 스며들어 방 안을 데우고 있어요.
창밖에서는 눈부신 햇볕이 슬그머니 들어오고, 어딘가에서 누군가 웃으며 얼음이 담긴 컵을 흔드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그 모든 풍경들 속 어딘가에서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당신을 상상해봅니다.
더위에 지쳐 있진 않으신가요?
밤잠을 설친 날들이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에어컨의 바람이 너무 차가워 등을 식히는 순간, 문득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여름은 그런 계절인 것 같아요. 밝고 활기찬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엔 은근한 고독과 피로가 숨어 있는 계절.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종종 그런 감정들이 비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른 척 웃으며 지나치곤 하지요.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모르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을 거는 건, 어쩌면 그 무심함 사이에 아주 조용한 연결이 하나쯤 생기길 바라는 마음 때문일지도 몰라요.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인지,
저는 요즘 들어 더 자주 느껴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하는 날조차, 사실은 여러 번 마음을 다잡고, 참고, 다시 일어서는 순간들이 있었을 테니까요.
혹시 오늘도 그런 하루였나요? 그렇다면 잘 버티셨다고, 참 대단하다고 조용히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요즘은 모두가 너무 바쁘고, 서로에게 너무 무심한 세상이잖아요.
그 안에서 당신이 이 편지를 읽으며 아주 잠시라도 편안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선풍기 바람이라도 부드럽게 느껴지고, 얼음이 녹는 소리조차 다정하게 들리기를.
혹시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꼭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온 당신 자신에게,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그리고 이 편지가, 그 말을 대신해주는 작은 목소리이길 바랍니다.
비 오는 날엔 시원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맑은 날엔 나무 그늘 아래 잠시 앉아 쉬며
당신의 여름이 너무 힘겹지 않기를,
너무 외롭지 않기를,
그리고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
당신은 누군가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도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 더운 여름이 언젠가 추억이 될 무렵,
이름 모를 누군가의 편지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참 기쁠 거예요.
건강하게, 부드럽게, 당신의 여름이 흘러가기를.
어딘가에서, 당신을 응원하는 사람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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