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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25.07.09 오늘의 날씨 산들바람 부는 날

by 윤유월문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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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그대에게,

무더위가 사방을 휘감은 오늘, 다행히도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창밖 나무 잎들이 흔들리는 걸 보며, 문득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목소리도 알 수 없는 당신이지만, 이 편지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펜을 듭니다.

요즘의 날씨는 마치 우리의 마음처럼 들쑥날쑥하지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예기치 못한 일들이 우리의 하루를 적시고, 기온처럼 치솟는 감정들에 가끔은 지치고, 무기력해지고,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 날, 이런 바람 한 줄기가 얼마나 소중한 위로가 되는지요.

혹시 당신도 지쳐 있진 않나요? 아침이 와도 상쾌하지 않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테지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순간들, 말 한 마디 꺼내기도 벅찬 마음의 무게들. 그런 모든 것들이 당신을 잠식하고 있다면, 부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잠깐이라도 숨을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원한 바람처럼, 나도 당신에게 한 줄기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기대하지 않고, 다만 “당신의 하루가 괜찮았기를 바라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면, 아주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닿지 못할 평행선 위를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계절에 당신이 덜 외롭기를, 덜 아프기를, 그리고 조금 더 편안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당신의 존재는 이미 충분히 소중합니다.

햇살이 덜어지는 저녁이 오면, 오늘 하루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저 너머 어딘가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당신의 안녕을 조용히 기도하고 있을 거예요.

바람이 불어오는 이 순간, 당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 스스로에게, “잘 견디고 있어”라는 말도 잊지 말고요.

부디 평안하기를.

이름 없는 누군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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