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징의 개념과 의미
우리는 상징을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며 우리가 언어로 소통하기 이전에 상징은 소통을 위한 도구로써 사용되어왔다. 모든 시대, 문명에 있어서 발전하고 존재해온 상징(Symbol)은 ‘동일성’과 같은 뜻으로 그리
스어 ‘symballein’과 ‘symbolon’에서 비롯된 것으로 ‘함께 던지다’, ‘비교하다’, ‘부호’, ‘기호’의 어원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문명에선 상징을 힘으로 인식해왔으며 종교, 미술, 신화에서 사용되었고 현대에 와서는 기호(sign), 표지
(mark), 도상(icon), 표(token)의 의미로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 문학, 광고 등 상징은 사용되고 있다. 상징의 정의는 연구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며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상징은 근본적으로 두 개의 대상이 결합하여 의미를 창출해내는 언어의 양식으로 볼 수 있는데, DeLoach(1996, 2004)는 상징이란 어떤 대상을 표상으로 나타내어 그 대상을 상징 그 자체로, 또는 다른 무엇을 나타내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하였으며, 유영옥(2007)은 상징 관련 연구의 정의를 종합하여 상징을 ‘겉으로 드러난 객관적 존재의 차원을 넘어서 초 경험적 세계에 감추어진 주관적 내용의 차원을 지닌 것으로서 그것이 처한 맥락 속에서 인식 주체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나타내고, 정서와 감정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을 인도하는 사물, 언어, 행위, 추상적 구성물’(유영옥, 2007, 재인용)로 정의하였다. 상징은 시대나 역사, 문화에 따라 다르며 그것이 상징하는 것에 대해서 각기 다른 입장의 차이가 있으며 일치하기에도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몇 가지를 더 살펴보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상징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사물을 구체적인 사물로 나타냄.’이라 하였고 한문대사전(漢文大字典)에서는 상징을 ‘모양이 있는 사물을 빙자하여 모양이 없는 주관적인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상징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그만큼 다양하면서도 모호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상징은 원형에서 기원하는데, 원형은 그 자체로 자신을 의식 세계로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형태로 원형 에너지를 배열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개인적이고 문화적으로 관련이 있는 상징에 투사된다. 이러한
투사된 내용을 보고 원형에너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며 이것은 상징이 의식과 무의식을 연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상징은 완전히 의식화 될 수 없고 부분적으로만 의식될 수 있다(참고 인용문 제시). Jung(1968, 2013)은 정신 현상을 전체성을 향한 목적 의미를 지니는 상으로 보았고 이에 분석심리학에서 의미를 품고 있는 의미상을 상징이라 하였다. 상징은 추상적이지만 이에 따른 상징물은 구체적으로 볼 수 있고 상징은 상징물과 상징 의미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상징물과 상징 의미는 근본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오랜 역사를 지나오면서 그 고리가 희미해졌기 때문에(김낭예, 2017) 결국, 상징은 문화의 산물로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존재하며 우리가 의식하고 있지만, 언어적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한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인간은 창조력과 상상력을 발전시켜 여러 가지 의미를 상징을 표현한다. 이에 Rubin(2001)은 상징은 무엇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상징을 만드는 사람은 스스로의 마음속에 이미지를 지각,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인지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했다. Fontana와 Firmin(2003)도 상징은 인간 본연의 오묘한 표현이라고 설명하였고, 원시시대부터 현존하는 시대에까지 존재하면서 그 존재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상징에 대한 다양한 정의를 통해 Eliade(1985/2002)는 상징이 인간이 살아가는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성민(2013)은 상징을 어떤 사람들이 어떤 것에 대하여 체험하기는 하지만 합리적으로 표현하지 못할 때 다른 것을 빌어 나타내려는 표현 수단으로 정의하였는데, 상징을 사람들이 무의식에서만 감지되는 어떤 것을 의식화하고 사람들에게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고 하였다. 상징은 정신적 외상 또는 본능적인 욕구를 대변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대상의 상황과 본능의 충동을 구체화하기 때문에 사물과 사건의 개념이 시각적으로 표상화 되어 의사소통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데 사용되는 이미지 또는 몸짓이라 말할 수 있다(연석정, 2017). 이는 상징이 어떤 특정적인 형태나 양식이 갖는 독특함에 관한 것으로 예술적인 표현의 특수한 하나의 형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예술은 감각적 존재를 가진 상징으로서 음, 소리, 색, 형태 등의 감각적 소재를 복합적으로 이용하여 의미를 표현한다(전순영, 2011). 이러한 상징의 요소가 중요한 의미를 지고 있다는 것은 고대, 중세 미술에서도 볼 수 있으며 근대에 와서도 다양한 상징의 표현이 작가의 작품을 통해 나타나 있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의 세계 안에서 선택한 독특한 상징을 그리며 예술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소통하고 전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치료사는 내담자의 자발적이거나 즉흥적인 작품을 보고 내담자 자신도 알지 못했던 자신의 사고와 생각을 깨달을 수 있도록 그에 대한 의미를 잘 해석하고 이해하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할 것이다.
2) 색채상징
색에는 많은 이름이 있다. 색, 색채, 색깔 등으로 불리며 이 단어에는 인간이 경험한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이 내포되어있다. 색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나타내고 심리적 상태에 따라 인간은 어떤 특정한 색을 보았을 때 그 색에 대한 무엇을 기억하고 느끼며 여러 가지를 연결하여 연상한다. 색은 시각을 통하여 지각되고 생리적인 현상과 같이 감각을 통해 하나의 감정으로 나타내는 심리적인 현상인데, 색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색을 통해 감정을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전에 경험한 여러 가지 것들을 되살려 주관적인 느낌이나 기분을 연상시키고 또는 어떤 구체적인 물체를 연상하게 된다. 여기서 연상이란 심리학적 용어의 하나이다. 색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극이나 정서, 감정에 따라 나타나는 마음의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개인의 사건이나 경험, 기억, 지식 등을 색을 통해 투영하는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색은 사고와 지각, 신체 감각들을 표현하지만, 색마다 연상되는 단어들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색은 스스로 의한 게 아닌 주변의 다른 색과의 조화와 대비를 통하여 신비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색채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들은 색채에 대한 이미지 연상은 남녀노소나 민족, 계절, 환경 등에 따라서 다르게 일어난다. 다시 말해 색채의 연상은
생활양식이나 문화적인 배경 그리고 지역과 풍토에 따라서 개인차가 심하다(권상구, 1999, 재인용). 색채는 인간의 감정의 여러 측면과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통속적인 비유로 색채의 의미를 해석하기보다는 색채가 갖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상을 보도록 해야 한다(최미선, 2008). 치료자와 환자의 색채에 대한 개인적인 투사범위나 그 사람이 속하고 있는 문화권의 색채관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색채상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뿐 아니라 색채 하나하나에 대하여 인류가 오래전부터 무엇을 생각해 왔는가를 살펴보고 이를 종합하는 이른바 확충(amplification)의 방법으로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이부영, 2002 재인용).
색채의 특성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색채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시각적인 전달만이 아니고 색채가 우리들의 가장 의미깊은 감성적인 감각과 동일하기 때문이다(이현진, 2008). 이러한 색채는 여
러 가지 상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연상되는 색채로서 파란색은 차가운 느낌으로 상징적으로는 바다나 물을 떠올리며 빨간색은 따뜻한 느낌으로 태양이나 불을 떠올려 구분하고 이를 다른 색과 비교함으로써 여러 반응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연상은 개인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차이는 없으며 연상되는 반응을 통해 색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상하게 되는 개인적인 사건과 경험, 기억 지식 등은 연상 작용을 통해 언어나 그림으로 구체화할 수 없는 무의식 세계를 하나의 상징 또는 기호로 나타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각을 통하여 전달되는 인간의 공통언어인 색채는 한 사람의 개성과 환경, 기억에 따라 다른 반응을 일으키며 나이나 성별에서 달라지기도 한다.
Jolande Jacobi, Max Luscher, Ingrid Riedel 등 심리학자들은 개인이 색채를
인식하고 느끼는 감정, 선호도, 반응을 분석해보면 심리, 신체, 생리적 상태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정여주, 2008 재인용). 색채는 하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존재하며 물체의 형태를 정확하게 지각하고 물체를 인지하고 우리의 생존에 중요한 과제들을 수행하는 능력과 관계된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주위 환경의 변화를 느끼고 적응해가는 데 있어서 인간에게 필수적이다(황상민, 권보미, 2005 재인용).
색채에 대한 심리적 작용은 본능적일 수도 있지만,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경험 때문에 고유한 감정을 느낄 때도 일어난다. 색채론을 정립한 Goethe는 색채가 인간의 감정에 즉각적인 영향은 미친다 생각하였고 Kandinsky는 색이 주는 심리적 효과는 그에 상응하는 정신적 동요를 만들기 때문에 물리적인 인상이 중요하다 하였는데 이는 색채가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색, 색채는 무언가를 확인 시키고 인상적으로 보이게 하고, 상징적이며 문화적 경험과 연관이 있고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방식으로 우리의 모든 감각에 수시로 영향을 끼치는 힘을 가지고 있다(Linda Holtzschue, 1995). 분석심리학에서는 내담자의 작품이 어떠한 무의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Jung(1996)은 인간은 시각, 청각, 촉각 그리고 미각이라는 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제한된 정보들로 의식 세계를 이루어 내지만, 이보다 더 방대한 무의식의 세계가 있음을 역설하였는데, 이러한 정신적인 구조를 원형이라 하였다. 무의식의 세계는 언어로 구체화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식의 깊은 곳에서 형성된 원형이 의식으로 드러나게 된 결과가 상징이며 이를 통해 떠올려진다고 정의하였다. 색의 상징성은 특정한 색을 공통으로 연상하여 사용되며 색에 대한 정서적 반응에 따라 정해진다(서여진, 2013). 색의 상징성은 지역, 사회, 개인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심리적 감정적 요인도 함께 영향을 주고 이러한 개념들이 합쳐져 색채에 더욱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색채의 상징적인 의미는 지역, 사회, 문화, 경제에 따라 차이가 있고 심리적, 감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색채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는 오랜 세월 동안 신화, 종교, 역사, 관습에 의해 변화하고 확립되어왔고 문명의 발달과 함께 사람들의 감정과 관념들을 포함한다. 이에 색채를 자신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매개체로 보았다(이현진, 2008). 이지연(2010)은 색을 통해 떠오르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연상을 하고 그 연상을 통해 추상적인 연상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공통으로 일어나는 추상적인 연상들이 인간의 언어와 결합할 때 하나의 색채상징이 생겨난다고 하였다. 따라서 색채상징이란 많은 사람이 공통의 연상을 하면 일반적인 것이 되어 어느 특정적 의미를 나타냄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색은 문화이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색채는 인간에게 각기 다른 느낌을 주는데 경험에 따라 특정한 의미를 끌어낸다. 그리고 그 특정한 상황 속에서 색채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면서 이를 증식시킨다. 그림에서 표현된 한 개인의 감정과 정서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표현된 색채의 특성을 이해하고 색채가 가지는 상징적이고 정신적인 의미를 파악하여 내담자의 올바른 자기 이해를 도와야 한다. 정여주(2005)는 색채가 갖는 고유한 상징과 이를 활용한 미술치료에서 치료적 개입 방안 및 효과에 관하여 연구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색채가 가진 연상 이미지와 상징적 의미가 내담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개인의 정서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여기서 연상 이미지란 특정 색을 보았을 때 떠올려지는 색채의 감성적 특성을 말하며 상징적 의미는 문화나 지역적인 특수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을 말하는데, 색채의 연상 이미지와 상징적 의미를 제시하였다.
색채의 상징적 의미
색 연상 이미지 상징적 의미
빨간색
(red)
우체국, 피, 불, 태양, 적기, 공포, 흥분, 활동적, 강열, 적극, 정열
애정에 관한 다양한 감정.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의미를 동시에 갖는다.
노란색
(yellow)
봄, 개나리, 해바라기, 나비, 레몬, 즐거움 연약함, 부드러움, 질투, 겁쟁이, 경박함
유아, 의존 등의 어린아이 심리. 감정에 의해 좌우되는 의미를 갖는다.
주황색
(orange)
노을, 오렌지, 온화, 따뜻함, 식욕, 불, 긍지, 열, 정욕, 환대, 박애, 건강, 활력, 힘, 태양
빨강과 노랑의 혼합색으로 활동성과 호기심을 상징한다. 반대로 불안을 유발하거나 경계의 의미를 갖는다.
연두색
(yellow green)
초원, 개구리, 잔디, 신선, 젊음, 평화, 생명, 산뜻, 소작, 사랑
봄과 초여름의 자연을 상징하며 분홍색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초록색
(green)
식물, 풍요, 생명, 자연, 부활, 영원, 조화, 충실, 신선함, 평화, 자유, 지혜, 희망, 요정, 여름, 명랑, 건강, 안전, 상쾌
자연의 본색을 의미하며 종교적으로는 화해와 위로, 안정에 있어서 많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파란색
(blue)
하늘, 명상, 차가움, 냉정, 성실, 이상, 정신성, 진실, 솔직, 평온, 보수, 내향, 절망, 달, 수동적
정신적인 색, 고결하다. 종교적으로 초월과 영원한 삶을 상징한다.
남색
(navy)
깊은 바다, 숭고, 고독, 냉철, 영원, 청결, 신비, 장엄, 정리, 분석, 판단, 계획, 지성, 강박
파랑과 검정의 혼합색으로 책임감과 인내, 혼돈의 의미를 갖는다.
보라색
(purple)
제비꽃, 포도, 라일락, 성스러움, 국왕, 귀족 색, 상복, 폭행, 단식, 절제, 정의, 영웅, 위엄
빨강과 파랑의 혼합색으로 따듯함과 차가움, 충동과 억제의 양면성의 의미를 갖는다.
분홍색
(pink)
연애, 명예, 기쁨, 애착, 부귀, 공로, 선동, 호감, 행복, 애정, 책임, 진정
타인을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랑, 배려와 보살핌 모성애의 의미를 갖는다.
갈색
(brown)
늙음, 숙련, 노련, 완숙, 교활, 불신, 미움, 대지, 신뢰, 낙엽, 땅, 편안함, 수수함
심리적으로 수용적이고 수동적이며, 인내력과 지구력을 의미한다.
흰색
(white)
정절, 완전성, 광명, 계시, 진리, 존엄, 고귀, 이성, 무의식, 평화, 자비, 차가움, 눈, 백합, 청결
빛을 상징하며 성스러움, 숭고함, 순결, 순수함을 의미한다.
회색
(grey)
중립, 금욕, 노년, 회고, 애도, 공허, 애매, 무기력, 지성, 성숙, 겸손, 회상
검정과 흰색이 혼합된 색으로 보수적이며 중립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검은색
(black)
심야, 상복, 죽음, 불안, 암흑, 공포, 흙, 비옥, 죽음, 상복, 풍요, 부패, 밤, 자궁, 악, 죄, 악마
어두움, 죽음 악과 부정, 무의식 상태나 ‘무’를 의미하여 강한 억압에 대한 저항심 또는 장엄함과 권위의식을 표현한다.
3) 모성상징
인간은 모두 태어날 때 마음속에 모성성, 즉 모성적인 심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여기에서의 모성성이란 현실의 어머니를 말하기 이전 모성 원형과 관련되는 보편적인 인류의 모성적 심리, 또는 모성본능, 그 산출성, 인내성, 포용력, 양육과 본능, 예시적 기능, 기다림, 영원성, 파괴적인 애정, 마취성, 질식할 듯한 독점욕과 지배욕 등 긍정적인 특징과 부정적 특징을 모두 내포한 의미이다(이부영, 2008 재인용).
모성과 모성원형 등으로 사용되는 개념은 모든 원형이 그러하듯 한마디로 개념을 정의 내리기 어렵다, 1차적 개념으로는 임신이나 출산, 수유 등 생물학적으로 생산과 양육에 대한 것을 말하며 신화에서 나타난 여신부터 현실 속까지 우리가 모성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심상에 기초한다. Jung(1959)은 ‘모성’은 모성원형으로서의 어머니가 생명을 잉태하고 양육하기도 하지만 죽음으로도 내몰 수 있는 이중적인 존재로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극성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좋은 어머니로서의 배려, 동정, 여성의 마법적 권위, 이성을 초월하는 정신적인 고양과 지혜 그리고 성장하게 만들고 비옥하게 하는 것과 같은 특징을 나타내고 나쁜 어머니는 비밀스럽고 감추어져 있는 어둠, 심연 죽은 자의 세계, 삼키고 유혹하며 중독시키는 어떤 것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무의식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어머니상(像),
즉 집단 무의식인 모성원형은 어릴 때는 개인적 어머니상과 같은 콤플렉스를 이루다가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실제의 어머니로부터 분리되고 의식으로부터 점차 차단되어 무의식에 남아 의식에 제한된 영향을 준다(이부영, 1999).
Neumann(1963)는 모성 원형의 종류를 현실의 어머니뿐 아니라 무서운(나쁜) 어머니(Terrible Mother) 원형과 좋은(선한) 어머니(Good Mother) 원형이 있으며 모성의 긍정적 특징과 부정적 특징을 모두 포함하는 태모(The Great Mother)가 있다 하였다. 태모(The Great Mother)의 개념은 모성 또는 여신의 유형의 다양한 표현들을 포괄한다. 그러므로 태모(The Great mother)의 원형은 인간 정신에서 작용하는 내적 이미지로서 자아와 의식에 의해 드러나게 되며 실제 인격체인 현실의 어머니에게서 경험되어진다고 할 수 있다. 모성원형은 모든 것을 시작하게 하고, 돌보고, 유지하며 성장하게 하는데 인간의 무의식에서 공통으로 존재하면서 어릴 때는 개인적 어머니상과 같은 콤플렉스를 이룬다. 콤플렉스란 우리의 사고의 흐름을 훼방 놓고 우리를 당황하게 하거나 화를 내게 하거나 우리의 가슴을 찔러 목메게 하는 마음속의 어떤 것들이다(Rhi, 1978). Jung(1967)은 어머니에 대해서 유아적인 동경을 모성 콤플렉스라 하였는데, 이는 현실에서는 어머니와 아동의 관계에서 파생 된 감정으로 말할 수 있으며 이 감정은 모성원형의 영향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것은 모성콤플렉스의 기초를 이룬다 할 수 있다. 인간은 “어머니”라는 말을 들으면 평소와는 다른 정신적, 신체적 반응을 보이며 이러한 현상이 바로 모성콤플렉스에 해당한다(김진향, 2006). 인간의 무의식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어머니의 상(像)인 모성원형은 어릴 때는 개인적 어머니의 상과 콤플렉스를 이루는데 이는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서 어머니로부터 분리되어 무의식에 남아있는 의식에 제한된 영향을 준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콤플렉스의 부정적 측면과 아울러 긍정적인 측면의 기능을 언급하고 있는데, 어머니로부터 긍정적 모성콤플렉스를 가진 아동이 갖는 특징은 마음껏 즐기고, 입의 쾌감도 즐기지만, 단순히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대개 무의식적인 것에 친밀감을 느끼고 무의식적인 것을 신뢰한다. 상상력이 풍부하며 뛰어난 창조적 가능성을 지녔으며 대부분 친절하고 베풀기를 좋아하고 감정이입 능력이 뛰어나다(kast, 2007). 반대로 어머니로부터의 나쁜 양육을 지속해서 경험할 때 부정적 모성콤플렉스가 배열되며 부정적 모성콤플렉스의 영향을 받는 아동들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낯설고 불안한 감정이 유발되고 어머니가 ‘나쁜 동물’, ‘마녀’, ‘해골’, ‘유령’, ‘잡아먹는 아궁이’와 같은 상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Jung, 1959). 아들과 딸에게서 모성콤플렉스가 다르게 나타나며 딸에게 있어서 부정적 모성콤플렉스로서 여성적 본능의 강화 또는 약화를 일으키지만, 아들에게는 모성콤플렉스의 긍정적 측면으로 대담하고 거침없는 태도와 호기심 등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아들에게 있어서 모성 콤플렉스는 부자연스럽게 성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에 남성의 본능을 손상한다. 이는 모성 콤플렉스가 언제나 아니마의 원형과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아들에게 있어 어머니에 대한 진술은 대부분 정서적 반응, 즉 흥분된 아니무스 반응이 전제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모성원형에서 나온 모성상징은 모성적인 것, 모성의 상징으로서의 여러 이미지이며 이를 살펴보면 모성원형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으며 모성원형의 성질은 모성적이며 오로지 여성적인 것의 표상을 나타낸다. 한국미술사에서는 모성상징의 개념을 크게 대모(大母)와 현모(賢母)의 이미지로 나타낸다. 대모의 이미지는 모성원형이 내포된 도상으로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여신상 혹은 모신상, 암각화에 표현된 여성의 생식기 도상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또는 무속 신앙의 무신(巫神)상, 관음보살상, 성모자상이나 모신(母神)의 이미지를 대신하는 자연물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모신이 갖는 생산력, 생육능력, 보호, 자애 등의 모성 속성은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신성한 위대한 어머니 여신으로 나타나며, 현모의 이미지는 풍속화나 인물화를 통해 우리 주변 어머니의 모습들을 표현한 것으로 일상적인 어머니의 모습뿐만 아니라 여신상, 성모자상이나 관음보살의 도상을 빌려 자애롭고 신성한 모습으로 이상화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그 외에 유모나 보모, 조상의 할머니나 민담에 등장하는 현명하거나 잔인한 노파와 같은 개인적인 모성 상으로 나타날 뿐 아니라 신화에서는 대지에 자라는 곡물의 신인 데메테르와 그녀의 딸이며 지하세계의 여신인 페르세포네-코레의 관계, 빛과 지혜의 여신 소피아 등과 같이 신화 속의 고귀한 여신상으로 상징화되어 나타난다. 이를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모성은 신화에서는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으로 민담에서는 계모 또는 길을 안내해주는 할머니로 모성상징을 나타내며 현실적으로 우리가 모성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심상에 기초하고 다양한 상으로 표현되는 것이다(Sibylle, 2003). 따라서 모성상징이란 모성으로 경험되어 나타나는 모든 의미상이라 말할 수 있다. 아동은 현실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모성원형의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에 영향을 받으며 학대 또는 방임과 같은 부정적 양육을 경험하면 부정적 모성콤플렉스가 배열되어 여러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는다(이영주, 2019). 따라서 부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동의 미술치료 과정에서 모성상징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적 측면 외에도 신화, 민담, 동화 속 모성의 주제, 문화적인 측면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치료 과정에서 나타낸 모성상징을 통해 어머니에 대하여 아동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 수 있고 불안정애착과의 연관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